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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11.16 공통분모의 크기
  2. 2016.10.12 자아성찰..
  3. 2016.10.02 잡념과 혼란

공통분모의 크기

잡념 2016. 11. 16. 15:38 posted by 길쭉한찐빵

예전에 꽃보다 청춘 - 윤상, 이적, 유희열 편-을 보고 참 부러워했던 적이 있다.

"와, 저 사람들은 가족, 일(음악), 일상 생활/시시콜콜한 일을 오랜동안 나눌 수 있겠네!"


여행을 하는 내내, 시시콜콜한 것에서부터, 음악 이야기, 가족 이야기, 추억 이야기 등등을 

여기저기로 옮겨가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그 관계가 참 부러웠다. 이건 단순히 "친구"라는 

범주를 넘어 선 관계 같아 보였다.


과연 내게도 저런 관계를 지속할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나고, 유지할 수 있을까?

소중한 친구들이 있지만, 학교 졸업 후 삶이 많이 달라지면서 공통 분모가 조금씩 줄어듦을 

느꼈고, (여전히 그들을 좋아하고, 소중하지만 그래도..)허전함과 피곤함도 있었던 것 같다. 

애써서 공통분모를 찾아야 했기 때문에.


어쨌든, 나는 시간이 지나면서, 좀 평범하지 않은 사람이 되어가고 있었다.

다양한 처지에 놓여 있더라도, 대다수가 공유하는 주제 중 하나가 바로 출산/육아인데, 

이 보편적인 주제를 같이 이야기하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없다는 게, 속상하다.


자연스럽게, 그들이 당면한 일들과 하소연들이 어느 순간부터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게

되고.. 공감하지 못하는 나를 보면서 그런 상태가 안타깝게 느껴졌다.  마찬가지로 나의 일상과 

하소연은 그들이 공감하지 못하는 주제겠지.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 손뼉을 치고 고개를 끄덕이면서 폭풍 공감을 할 수는 없지만) 

신기한 건, 자신의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늘어놓는 게, 눈치를 보면서 아무 이야기를 하지 

못하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는 거다. (내 기분에 따라 때로는) 짜증도 나고 피곤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너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그래도 "친구"라는 관계가 유지되고 있다고 느껴서 그런걸까.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설적인 것은, 나는 내 이야기를 - 난임에 대한 이야기를- 주변 

사람들에게 하는 것이 많이 싫다. 그리고 되도록 하고 싶지 않다. 숙연해지는 그 분위기가 싫어서. 

(하지만 이렇게 글쓰고 있는 것도 역설적이다.)


어쨌든!

다년간의 난임 기간 동안 -_-+ 생각도 여러번 바뀌고, 초연해 진 것도 많고, (자기 연민에 

빠진 적도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괜찮다 ^^ 

(누구든 고민 하나쯤 있을테니까.. 나도 그런 고민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 살고있다;;)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안타까운 건,

주변 사람들과 공감대가 자꾸 작아진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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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념 2016. 10. 12. 05:34 posted by 길쭉한찐빵
전에 상담을 받았을 때
나에게 있어 난임은 인생에 첫번째로 찾아온 결핍의 경험이라고 했다. 남들에겐 다 있는데 나만 없는 것. 이걸 어떻게 극복하는가는 나에게 달린 것.

처음에 미국에 왔을 때 가장 어려웠지만, 그래도 참 값진 소득이었던 건,
내가 사회의 소수자. 약자가 되는 경험을 했다는 것. 가만히 있어도 자연스레 얻을 수 있었던 것을 얻지 못했던 경험. 그 흔한 대화상대조차도. 그리고 가끔씩 나를 하대하는 모습을 언뜻언뜻 느낄 수 있었던 것.
그냥 화내는 것만으로는 그 상태를 해결할 수 없었던 경험들.

나는 임신이 잘 되지 못하는 몸이란 걸 알게 되었는데, (낙태금지법안을 두고 터져나오는 미혼 및 기혼 여성의 목소리를 보면서...)임신이 잘 되는 몸을 가진 아이들도 나는 몰랐던 어려움이 있다는 걸 또 알게 된다... 세상은 참 복잡하고도 힘들구나.

사람은 어쩔 수 없이 자신의 경험을 기반으로 살아가고 판단할 수 밖에 없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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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념 2016. 10. 2. 14:04 posted by 길쭉한찐빵

어쩌다 보니, 나는 현재 미국에서 공부하고 있다.

 

너무나 자라온 환경이나 가치관이 다른 아이들과 여러 주제에 대해서 이야기하니 가치관의 혼란이 오는 것 같다.  (그런데 영어는 잘 못해서 대화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 문제지만.)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당연하지 않는 게 되다 보니,

한국의 여러가지 단면들이 이상하게 느껴지는 게 많아진다.

 

그렇다고 무조건 미국이 좋은 것도 아니고,

어느 사회든 장단이 있고, 처한 현실이 다르다는 생각은 드는데,

 

그런데, 그런데, 자꾸 문제점이 더 두드러지게 보이고 의문이 자꾸만 든다.

한국에 대해 너무 비관론으로만 발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p.s. 파키스탄과 인도의 영토 분쟁은 그 내부를 들여다 보니, 그 안에서 민간인들이 겪었던 고통은 한국전쟁 때 우리나라 민간인들이 겪었던 고통이랑 비슷한 거 같고... (이념이든 종교든 유동적이고 상황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을 거 같은데, 정치적으로 이들의 삶이 이용된 것 같은 느낌?)

 

p.s. 기본적으로 식민지를 소유했던 나라와 식민지였던 나라는 국가적 차원에서 역사(세계사)를 다르게 보도록 했던 걸까?  (개인적 차원에서는 서로를 이해해도 국가적 차원으로 발전하면 너무 민감해져 버리는 것 같고. 말도 조심할 수 밖에 없는 것 같고.)

 

p.s. 가족의 의미는 뭘까.  사랑에 기반한 가족은 높은 도덕성을 전제로 하는 걸까?

 

p.s. "제사" "명절" 이런 것들에 많은 사람들이 불평을 늘어놓지만, 그래도 가족이란 틀을 유지하게 하는 어떤 장치적인 역할을 하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고.

 

그냥 무수한 생각들이 둥둥둥 떠다니는데 정리가 안된다. 평생 안될 거 같긴 하지만.. ^^;;

어쨌든 이런 생각들이 나를 좀 덜 막힌 사람으로 만들어 준다고 생각하면 위안이 될까?

 

어쨌든, 덕분에 여러 주제의 책들을 접하게 되면서, 내 삶에 조금씩 위안이 되어서 ... 고맙다.  그런데, 커져가는 여러가지 생각들이 평범함이나 상식에서 너무 멀어지진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동시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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